노조가 노동쟁의로 의사를 관철시키기 위해 집단행동을 한다면,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직장폐쇄로 맞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용자의 직장폐쇄는 그것이 방어적이고 대항적인 수단으로 사용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직장폐쇄를 개시한 시점에서는 정당한 직장폐쇄였으나, 노조의 투쟁력이 약해진 이후에도 직장폐쇄를 유지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대전고등법원 2014. 4. 24. 선고 2012나6378 판결)
사실관계
분쟁의 시작 –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
- 원고들 노조와 피고 회사는 2011. 1. 18.부터 2011. 5. 4.까지 11차례에 걸쳐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과 관련하여 특별교섭을 진행하였으나 결렬
- 원고들 노조는 2011. 5. 3.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 위원회는 2011. 5. 13. 노ㆍ사간 현격한 입장 차이를 이유로 조정안을 제시하지 아니하고 조정중지결정
쟁의행위 주요 내용
- 조합원들 2011. 3. 25. 10:30 집단조퇴
- 2011. 3. 26. 12명이, 그 다음날 86명이 집단으로 주말특근을 거부
- 조합원들 2011. 3. 28. 10:10부터 12:30까지 근로제공 거부
- 조합원들 2011. 4. 13. 업무시간 중 1시간 근로제공 거부
- 조합원들 2011. 4. 19. 13:30경부터 16:00경까지 근로제공 거부
- 조합원들 2011. 4. 26. 근로제공 거부
- 조합 간부 2011. 4. 29. 10:30부터 17:30까지 근로제공 거부
- 조합원들 2011. 5. 1. 야간특근 업무를 거부, 피고 회사의 관리직 직원들이 2011. 5. 2. 08:30부터 09:20까지 생산업무를 수행하였으나, 원고들 노조의 간부측의 방해로 중단 및 철수
- 조합원들은 2011. 5. 3. 집단으로 조퇴, 피고 회사의 관리직 직원들이 생산업무를 수행하자 원고들 노조의 간부들이 이를 방해하여 특정 공정이 비상정지
- 원고들 노조는 2011. 5. 4. 09:00부터 근로제공을 거부하고 14:00부터 항의집회
- 원고들 노조는 2011. 5. 6. 태업
- 원고들 노조는 2011. 5. 9. 08:30부터 12:30까지 태업
- 원고들 노조는 2011. 5. 16. 09:30부터 10:20까지 태업을, 같은 날 11:20부터 14:30까지 근로제공 거부, 같은 날 22:30부터 태업
- 원고들 노조는 2011. 5. 17. 무단 외출, 조퇴, 태업
- 원고들 노조는 조합원들의 결의에 따라 2011. 5. 18. 13:30부터 15:30까지 파업을 실시하였는데, 피고 회사의 관리직 직원들이 부품생산을 하였다는 이유로 같은 날 15:30부터 17:30까지 파업을 지속(그 이전의 태업 등에 대하여는 조합원들의 결의가 없었음)
- 피고 회사는 2011. 5. 12. 및 2011. 5. 16. 각각 원고들 노조에게 쟁의행위로 인한 생산량 감소 및 결품사태를 방지하기 위하여 협조를 요청
- 피고 회사는 2011. 5. 13.에는 2011. 5. 14.로 예정된 아산지회의 춘계야유회를 생산량의 안정적 확보 이후로 연기해줄 것을 요청
- 피고 회사가 제조하는 피스톤 링은 위와 같은 생산량의 감소로 인하여 2011. 5. 17. 아래와 같이 일부 품목이 재고가 부족한 상황
-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직장폐쇄 이후 피스톤링의 생산량을 회복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생산인력을 피스톤링 생산라인에 집중적으로 배치
- 피고 회사는 현대자동차 등에게 납품하고 있는데, 정상적으로 납품을 하지 않아서 현대자동차 등의 생산라인의 가동이 멈추게 되면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기로 약정
- 현대자동차 등은 2011. 8. 11. 피고 회사에게 약 107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원고들 노조와 피고 회사의 충돌 일지
- 아산지회 소속 조합원 200여 명은 아산공장에 대한 직장폐쇄가 개시된 직후인 2011. 5. 18. 22:00 피고 회사의 비조합원 및 일용 경비직원들을 밀치고 때리는 방법으로 저항하지 못하게 한 다음 아산공장 내부로 침입하여 생산라인에서 작업 중이던 관리직 직원들을 위협하여 공장 밖으로 나가게 한 후 아산공장 전역을 점거하였다.
- 영동지회 소속 조합원 200여 명은 아산지회로부터 지원요청을 받고 2011. 5. 19. 아산지회와 함께 아산공장을 점거하였다.
- 피고 회사에 고용된 일용 경비직원인 □□□는 위 점거 과정에서 몸을 숨겨 피하기 위하여 아산공장 정문 근처에 있던 카니발 차량 안에 의자를 펼치고 누워 있었는데, 원고들 노조 조합원들이 위 차량으로 몰려와 □□□를 알아보고 쇠파이프 등을 휘둘러 위 차량을 파손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는 위 차량을 운전하여 현장을 빠져나가기 위하여 진행하다가 전방에서 원고들 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위 차량을 에워싸고다시 유리창 등을 파손하기 시작하자 원고들 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몰려 있던 인도를 침범하였다. 이로 인하여 원고들 노조 소속 조합원들 중 13명이 위 차량에 충격되어 2주 내지 16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었다. □□□는 위 행위로 인하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죄 및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죄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서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 원고들 노조는 2011. 5. 24.까지 소속 조합원들로 하여금 경비를 서게 하면서 원고들 노조에 소속되지 않은 피고 회사의 직원들이 아산공장의 관리 및 생산업무 계속을 위하여 출입하는 것을 저지하고, 주간연속 2교대제의 즉시 실시와 직장폐쇄 철회등을 요구하면서 피고 회사의 생산업무를 방해하였다.
- 원고들 노조의 아산공장에 대한 점거는 2011. 5. 24. 15:58 공권력이 투입됨으로써 해소되었다.
- 원고들 노조 소속 조합원들은 2011. 5. 27. 아산공장에 다시 진입하려다가 이를 막으려는 피고 회사의 일용 경비직원들과 사이에 폭력사태가 발생하였고, 이후 경찰병력이 아산공장 정문을 막아서자 다시 경찰과 충돌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하였다.
- 원고들 노조는 2011. 5. 30.부터 2011. 6. 3.까지 피고 회사에게 노동조합 사무실출입의 허용을 요구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 회사는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 업무방해 금지가처분을 신청하였다.
- 위 법원은 2011. 6. 9. 앞서 본 직장점거와 폭력사태 및 아산공장의 건물배치 등을 고려할 때 또 다른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아산지회 및 원고 ♣♣♣, ▲▲▲, ◎◎◎, ☆☆☆, ★★★, ∇∇∇, ▼▼▼, ◁◁◁, ◀◀◀, ♧♧♧, ▷▷▷, ▶▶▶에 대하여, 피고 회사가 노조사무실 대체장소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아산공장에 출입하여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결정(이하 ‘1차 가처분 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 원고들 노조 소속 조합원들은 2011. 5. 말경부터 2011. 7. 9.경까지 피고 회사에 복귀한 일부 조합원들 및 피고 회사의 관리직 직원들에게 ‘다음은 당신들 차롑니다’, ‘노조탈퇴와 그에 대한 각오는 하소’와 같은 내용 등으로 보복을 암시하는 욕설, 협박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실명을 기재하여 ‘유성기업 애완견들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플래카드를 게시하기도 하였다.
- 원고들 노조는 2011. 6. 7. 조합원 총회를 소집하여 업무에 복귀한 조합원들에 대하여 ‘반 노동자적 행태’를 보였다는 이유로 제명을 검토하였다.
- 원고들 노조는 2011. 6. 14. 11:00경 아산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원고들 노조는 그 기자회견에서 ‘① 사측은 노조의 일괄적이고 즉각적인 현장복귀 선언을 수용하고 직장폐쇄를 철회할 것, ② 사측은 용역깡패와 대포차를 동원해 차량테러를 저지른 책임자를 처벌할 것, ③ 사측은 명분 없는 교섭거부와 노조탄압을 중단하고 원고들 노조와의 교섭에 나설 것’을 내용으로 하는 보도 자료를 배포하면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 원고들을 포함한 원고들 노조 소속 조합원 396명은 같은 날 14:20경 피고에게 일괄적으로 업무에 복귀하겠다는 취지의 통지를 하였다.
- 원고들 노조는 같은 날 15:50경 아산공장의 정문을 점거한 채 폐기물 운반차량, 납품차량 및 가스배달차량 등의 정문출입을 가로막는 등 쟁의행위를 계속하였다.
- 원고들 노조 소속 조합원 300여 명은 2011. 6. 16.부터 2011. 6. 22.까지 아산공장 정문 앞에서 출근투쟁을 한다는 이유로 2030명씩 교대로 연좌농성을 하면서 피고회사에게 직장폐쇄 철회와 원고들 노조 조합원 전원의 일괄 업무복귀를 요구하는 방법으로 피고 회사의 관리직 직원 등의 출입을 방해하고, 아산공장에서 생산한 부품의 반출 및 원자재 반입을 위한 차량출입을 방해하였다.
- 원고들 노조 소속 조합원 100여 명은 2011. 6. 22. 07:03경 아산공장 정문 앞에서 피고 회사의 일용 경비직원들이 자동차엔진부품을 반출하기 위하여 그곳을 점거하던 원고들 노조 소속 조합원들을 밀어내자 쇠 파이프, 나무 몽둥이 등을 이용하여 경비직원들을 폭행하고 아산공장 진입을 시도하면서 아산공장의 담장 등을 파손하고 차량 적재함에 싣고 있던 자동차엔진부품을 도로에 집어던지기도 하였다.
- 그 후 원고들 노조 소속 조합원 300여 명과 민주노총 건설산업노조연맹 충남건설기계지부 소속 조합원 800여 명은 같은 날 20:30경부터 22:00경까지 아산공장 진입로에 있는 굴다리 앞 도로에서 아산공장의 정문 앞 통행을 시도하면서 그날 오전의 폭력 충돌 상황을 이유로 우회할 것을 요구하던 경찰관들과 사이에 몸싸움을 벌였고, 그과정에서 죽봉, 쇠 파이프, 나무 몽둥이 등을 휘둘러 경찰관 108명과 조합원 10여 명이 상해를 입었다.
- 이를 계기로 충남지방경찰청은 피고 회사 아산공장 앞에서 원고들노조 조합원들이 여는 불법집회를 봉쇄하겠다는 취지의 의견을 표명하였고, 그 무렵부터 경찰병력이 피고 회사 아산공장에 수시로 출동하였다.
- 피고 회사의 관리직 직원 100여 명과 원고들 노조의 복귀 조합원 80여 명은 2011. 6. 30. 아산공장에서 조업 중이었는데, 원고들 노조의 출입저지행위 등으로 인하여 식자재 및 음용수 반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은 피고 회사가 신청한 업무방해 금지가처분 사건에서 2011. 6. 30. 위와 같은 사정 및 2011. 6. 22.의 폭력사태 등을 이유로 아산지회 및 원고 ♣♣♣, ▲▲▲, ◎◎◎, ☆☆☆, ★★★, ∇∇∇, ▼▼▼, ◁◁◁, ◀◀◀, ♧♧♧, ▷▷▷, ▶▶▶에 대하여, 아산공장의 시설물파손 및 피고 회사 직원들에 대한 폭력행사와 명예훼손 행위, 피고 회사의 제품 및 원자재 반입과 출하 등을 저지하여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결정을 하였다.
-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011. 7. 1.부터 같은 해 7. 20.까지 14회에 걸쳐서 피고 회사에게 특별교섭을 요구하면서 ‘노동조합은 귀사에 대해 어떠한 적대적인 행위를 하고 있지 않으며 어떠한 보복도 생각지 않고 조합원 전원의 일괄 복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 이에 대하여 피고 회사는 ‘현재도 원고들 노조의 불법행위가 지속되고 있어, 원고들 노조가 피고 회사에 대한 적대적 행위와 불법행위를 중지하여 노사 간에 협의를 위한 진정한 의사가 확인된 후에야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면서 교섭요구에 일체 응하지 아니하였다.
- 피고 회사는 2011. 7. 1.부터 2011. 7. 14.까지 3차에 걸쳐서 원고들을 비롯하여 그때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원고들 노조 소속 조합원들을 상대로 업무복귀 의사를 확인하기 위한 개별면담절차를 진행하였다.
- 이에 대하여 원고들 노조는 복귀한 조합원들을 ‘배신자’, ‘개’ 등으로 표현하면서 미복귀 조합원들의 일괄복귀를 주장하고 조합원들에게 개별면담에 응하지 말 것을 지시하였다.
- 원고들 노조는 2011. 7. 12. 피고에게 업무복귀통지서(2차)를 보냈다. 그 통지서에는 ‘귀측에서는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단체교섭에 대해서는 불명확한 이유로 거부하면서도 당 노동조합 조합원들에 대한 개별면담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교섭의 당사자인 노동조합을 불인정하는 것이며,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축, 분열시키는 목적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노사간의 합리적인 대화와 교섭으로 현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일들이 중단되어야 할 것입니다. 당 노동조합은 이미 6월 13일 조합원 총회를 개최하여 현장 일괄복귀를 결정하였으며 기자회견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노동조합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조합원총회입니다. 총회의 결정사항은 법적 지위를 갖는 결정입니다. 이런 결정에 대해 귀측이 객관적 지표로서 표현될 수 없는 진정성이라는 주관적 잣대로서 거부한다는 현실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 원고들 노조는 피고 회사를 상대로 직장폐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였고, 그 사건에서 2011. 8. 16. 이 사건 조정이 성립하였다(근로자는 서약서 제출 및 업무 복귀, 회사는 임금 지급)
- 원고들 노조는 이 사건 조정에 의하여 피고 회사에 출입이 허용된 첫날인 2011. 8. 19. 아산공장의 정문 앞에서 ‘피고 회사와 사이에 징계절차 및 손해배상청구 사건이 계속 중이고, 심야노동철폐 등을 위하여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멈출 수 없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하였다.
법원의 판단
직장폐쇄는 언제 정당한가 – 사측의 힘이 노조보다 약해졌을 때
쟁의행위로 인해 정상업무가 저해되어도 위법한 쟁의행위 아니다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는 노동조합이 근로조건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된 분쟁상태를 자기측에게 유리하게 전개하여 자기의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투쟁행위로서 업무의 정상운영을 저해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단순히 노동조합이 사용자에게 다소 무리한 임금인상을 요구함으로써 분쟁이 발생하였으며 또한 노동조합의 쟁의행위 결과 사용자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저해되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노동조합의 쟁의행위가 정당성을 결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쟁의행위 자체가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여 노조의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다소 무리한 임금인상으로 인해 분쟁이 발생하였거나, 쟁의행위로 인해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저해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 쟁의행위가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노조의 쟁의권은 헌법이 보장하나 사용자의 쟁의권은 그렇지 않아
한편, 우리 헌법과 노동관계법은 근로자의 쟁의권에 관하여는 이를 적극적으로 보장하는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는 반면 사용자의 쟁의권에 관하여는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바, 이것은 일반 시민법에 의하여 압력행사 수단을 크게 제약받고 있어 사용자에 대한 관계에서 현저히 불리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있는 근로자를 그러한 제약으로부터 해방시켜 노사대등을 촉진하고 확보하기 위함이므로, 일반적으로는 힘에서 우위에 있는 사용자에게 쟁의권을 인정할 필요는 없다 할 것이나,
노조의 쟁의권은 헌법에 의하여 보장받으나, 사측의 직장폐쇄 등의 행위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는 헌법이 노조의 쟁의권에 대하여 특별히 보호하는 것인 반면, 사측의 쟁의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인데, 이는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측을 헌법적인 차원에서 보장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인 것이지요.
사용자의 쟁의권은 오히려 사용자측이 현저히 불리한 압력을 받는 경우에만
개개의 구체적인 노동쟁의의 장에서 근로자측의 쟁의행위로 노사간에 힘의 균형이 깨지고 오히려 사용자측이 현저히 불리한 압력을 받는 경우에는, 사용자측에게 그 압력을 저지하고 힘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한 대항ㆍ방위 수단으로 쟁의권을 인정하는 것이 형평의 원칙에 맞는다 할 것이고, 우리 법도 바로 이 같은 경우를 상정하여 사용자의 직장폐쇄를 노동조합의 동맹파업이나 태업 등과 나란히 쟁의행위의 한 유형으로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측이 불리한 상황이 되어 버릴때(사측의 힘이 노조보다 약해졌을 때) 노측에 대항하기 위하여 대항적인, 방위적인(공격적이 아니라) 차원에서 쟁의행위를 인정한다는 것이지요.
사측의 쟁의행위 정당성 판단은 한층 신중해야
다만, 구체적인 노동쟁의의 장에서 단행된 사용자의 직장폐쇄가 정당한 쟁의행위로 평가받기 위하여는, 노사간의 교섭태도, 경과, 근로자측 쟁의행위의 태양, 그로 인하여 사용자측이 받는 타격의 정도 등에 관한 구체적 사정에 비추어 형평의 견지에서 근로자측의 쟁의행위에 대한 대항ㆍ방위 수단으로서 상당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한다 할 것이고, 그 직장폐쇄가 정당한 쟁의행위로 평가받을 때 비로소 사용자는 직장폐쇄 기간 동안의 대상 근로자에 대한 임금지불의무를 면한다 할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사측의 직장폐쇄의 정당성을 판단할 때는 주의깊게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직장폐쇄 개시는 정당(쟁의행위 위법)
노조투표 없이 한 쟁의행위는 위법
쟁의행위를 함에 있어 조합원의 직접ㆍ비밀ㆍ무기명투표에 의한 찬성결정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규정을 위배하여 원고들 노조가 장기간에 걸쳐 집단조퇴, 작업거부, 관리자들의 생산업무에 대한 방해 등의 방법으로 쟁의행위를 한 것은 정당성이 상실된 쟁의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원고들은, 조퇴가 근로자의 권리이고 잔업 및 휴일특근을 근로자에게 강제할 수 없는 것이므로, 원고들 노조의 집단조퇴 및 잔업 등의 거부는 위법하지 않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집단으로 조퇴한 것과 그동안 통상적으로 해오던 잔업 등을 집단으로 거부한 것은 노조의 쟁의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투표가 반드시 필요한 행위로 보았습니다.
피고 회사로서는 원고들 노조가 쟁의행위를 결의한 2011. 5. 18. 이후에 보다 가중된 형태로 쟁의행위를 계속하고 그 기간 동안 피고 회사가 관리직 직원들을 동원하여 생산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방해할 것이라고 예측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고, 피고 회사는 현대자동차 등에게 피스톤링을 정상적으로 납품하지 아니하면 결품된 양에 따라 증가하면서 기하급수적 성질을 띠는 거액의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할 처지에 있었으며, 원고들 노조의 장기간의 쟁의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직장폐쇄가 이루어질 무렵에는 피고 회사의 피스톤링 생산량 및 재고량이 크게 감소하였고(이로 인해 거액의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할 개연성이 매우 높았고)
이러한 사정 등에다가 원고들 노조가 부분파업이나 태업 등을 실시하여 기본적인 임금은 지급 받으면서도 생산량을 임의로 조절하여 위와 같은 처지에 놓인 피고 회사에게 오랫동안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직장폐쇄 개시 무렵에는 구체적인 노동행위의 장에서 근로자측의 쟁의행위로 노사간에 힘의 균형이 깨지고 오히려 사용자측이 현저히 불리한 압력을 받게 될 상황에 놓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사용자의 직장폐쇄는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원고들 노조가 1차로 업무복귀 의사를 표시한 6. 14. 이후에도 피고 회사가 직장폐쇄를 유지한 것도 정당
원고들 노조가 아산공장에 대한 직장폐쇄 직후에 아산공장을 전면적, 배타적으로 점거하여 조합원 이외의 자의 출입을 저지하거나 피고 회사 측의 관리지배를 배제하여 업무의 중단 등을 야기하고 나아가 그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한 것은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난 쟁의행위로 보았습니다.
원고들 노조가 2011. 6. 14. 피고 회사에게 업무에 일괄 복귀하겠다는 취지로 통지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 회사로서는 원고들 노조 소속 조합원들의 복귀 의사가 진정한 것인지를 의심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고 판단되므로, 직장폐쇄를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원고들 노조가 2차로 업무복귀 의사를 표시한 7. 12. 이후에도 피고 회사가 직장폐쇄를 유지한 것은 부당
위 기간동안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원고들 노조의 투쟁력은 상당한 정도로 급격히 약화되어 가고 있었고, 2011. 7. 12.경에는 원고들 노조가 쟁의행위를 중단하고 업무복귀를 결정하기에 이른 상황인 반면, 피고 회사는 점차 안정을 되찾으면서 힘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시작하였다고 판단되므로, 2011. 7. 12. 이후에도 직장폐쇄를 유지한 것은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피고 회사의 임금 지급 의무
직장 폐쇄가 위법한 2011. 7. 12. 이후부터 폐쇄를 푼 날까지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보았습니다.